1986년에 준공한 연와조 주택의 주어진 구조를 온전히 활용하여 리모델링한 프로젝트다. 한정된 예산 내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고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는 이 오래된 건물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가능성을 섬세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작은 바닥 면적에 비해 관대한 크기의 기존 계단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추어 높이와 폭을 조정하여 기존 골조에 구조 틀과 마감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재구조화하였다. 줄어든 계단의 폭으로 인해 남겨진 공간에는 계단과 일체화된 책장을 구성하고, 책장 자체로 난간의 역할을 겸하도록 제작하였다. 2층의 침실에는 100년의 세월을 견뎌낸 감나무가 내다보이는 ㄱ자의 창이 있었고, 코너 프레임이 없는 창으로 교체하여 감나무와 함께 동네의 풍경이 온전히 담기도록 하였다. 단독주택이기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동서남북 모든 향으로 내어진 창으로 하루의 시간 동안 다채로운 빛이 들어온다는 것이기에, 각각의 빛 환경에 맞추어 식물과 가구가 배치되었다.